대구가 낳은 천재화가 이인성의 작품이 벽화로 재탄생한 '이인성 사과나무 거리'(대구 북구 산격 2동)가 지역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.
이인성아트센터 대구본부는 지난 4일 산격 2동 에덴아파트 골목에서 이인성기념사업회`이인성아트센터 회원과 지역 주민 등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'사과를 그리는 소년상' '이인성 사과나무 동산' '돌사과 할매' 조성 기념 제막식을 가졌다. 사과나무를 그리는 소년상은 옛날 사과나무가 많았던 산격동에서 작품 활동을 한 이인성의 어린 시절을 모티브로 그의 예술가적 열정과 꿈을 형상화한 작품이다. 동산에는 사과나무 네 그루가 심어져 있다.
이인성과 산격동의 인연은 이 화백이 16살이던 1928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. 이인성은 당시 산격동에 와서 ‘촌락의 풍경’이라는 수채화 한 점을 그렸다. 이 작품은 ‘세계아동예술전람회’에서 특선에 당선되었다. 이처럼 산격동은 이인성이 화가의 꿈을 키우던 인연이 깊은 곳이다.
이채원(이인성의 아들) 씨는 "아버지의 혼이 살아 숨 쉬는 것 같다"며 "아버지의 진면목을 보는 것 같아 감회가 새롭다"고 말했다. 이인성기념사업회 회원인 최은옥(서울 서초동) 씨는 "좋아하는 이인성 화백의 거리가 어릴 적 살았던 이곳에 조성된 게 너무 기쁘다"면서 "특히 주민이 중심이 돼 조성되고 있는 것이 의미가 있다"고 했다.
이에 앞서 지난해 5월에는 1차로 노후화된 에덴아파트 3차 담벽(길이 30m, 높이 7m)에 이 화백의 그림을 벽화로 그려 테마와 이야기가 있는 예술의 거리로 조성했다. 담장에는 이 화백의 작품 '가을 어느날' '사과나무' '카이유' 등이 그려져 있다. 지난해 10월에는 2차로 에덴아파트 4차 담장에 이 화백의 작품 '사과나무' '한정' '뒷마당' 등 8점을 벽화로 재현했다. 벽화작업에는 에덴아파트4차에 살고 있는 주민과 청소년들이 함께 참여했다.
이 사업을 기획한 채정균 이인성아트센터 본부장은 "이 화백이 어릴 적 화가의 꿈을 키웠던 이곳에서 그의 뜻을 기리고 뜻을 되새길 수 있게 돼 기쁘다. 앞으로 포토존과 캐릭터 제작, 카페 등 후속사업을 해나갈 계획"이라고 말했다.